아, 재밌다.
진짜 재밌다.
트러스트도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그 다음에 읽은 시선으로부터도 너무 재밌어서 기분이 좋다.
읽는 내내 '어떻게 이렇게 몰입을 잘 할 수 있게 글을 쓰지?'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분명 나는 밥먹고 잠깐 30분 정도 가량 짧은 시간을 들여서 읽는데도 불구하고
30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가서 너무 아쉽다고 느껴졌다.
첫페이지부터 가계도가 있어서 이건 뭐지? 했는데
몇번 뒤적이면서 눈에 익으니 내가 따로 가계도를 그릴 필요가 없어서 편했다.
이야기를 훨씬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더라.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엄마와 할머니를 기리는게 너무 좋았다.
명혜의 훌라, 명은의 꽃, 난정의 책, 경아의 커피, 화수의 팬케이크, 지수의 무지개, 규림의 산호, 해림의 새 깃털
중간 중간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시선의 이야기도 좋았다.
그 중 가장 좋았던건 난정과 화수의 일화였다.
시선으로부터의 후속작이 나온다면,
난정의 시선으로 바라본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다.
난정이 글을 쓴다면 어떤 느낌일까
줄곧 궁금해하면서 난정의 이야기를 봤기에
욕한마디 할 줄 모를 것 같던 화수가 폭발력있게 욕을 내뱉는 장면에서
화끈하네, 역시 심시선 여사의 손녀야 하고 나도 모르게 웃었다.
그래 욕도 때에 맞춰 쓰면 강력한 언어라니까.
화수같이 점잖은 사람이 쓰면 더더욱 강력한 언어가되지.
지수가 할머니를 위해 무지개사진을 찍으려고 무지개를 찾으러 가는 여정에서
'햇빛이 포말과 만나 미니 무지개를 만들고 있었다' 라는 글귀가 있었는데,
nct 도영이 자신의 앨범에 쓰인 포말의 의미에 대한 영상을 보고나서 단어를 접해선지 굉장히 반가웠다.
아마 그 영상을 보지 않았더라면 포말이 뭐지 하고 국어사전을 뒤적였을텐데,
심시선처럼 멋지게 나이 들고 싶다.
내가 꿈꾸는 멋진 할머니를 소설 속 인물로 만나서 좋았다.
빌려온 책 다 읽으면 정세랑 작가 책부터 쭉 다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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