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가보지 않았던 작은 도서관이 있는걸 우연히 발견해서 한번 가봤다.
읽고 싶던 '트러스트' '맡겨진 소녀'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부처스 크로싱' 등등...
내가 찾는 책은 하나같이 다 누가 빌려갔더라
작은 도서관이라 소장하고 있는 책 양이 적더라
거의 한 권씩만 갖고 있었음...
그래서 후순위였던 이방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빌리려고 책을 찾으러 가다가
'돈의 속성, 돈의 심리학, 페스트'를 발견하고 같이 빌려왔다.
먼저 재밌게 읽던 '지리의 힘'은 한국 파트가 지나가니까 급속도로 흥미가 떨어져서
다른 책을 빌렸다. 아무래도 밀리의 서재로 보고 있다 보니.. 종이처럼 넘기는 맛이 덜해서
보기 싫어진 듯... 하다. 마지막파트만 남겨두고 있다.
내가 빌려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민음사 번역본은 아니었다.
여백미디어라고 처음 보는 출판사 거다.
주황색이 눈에 띠어서 그 버전으로 빌려왔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정말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술술 읽히긴 했다.
근데 빌린 책에 누군가가 지가 감명받은 부분인지 뭔지
연필로 죽죽 밑줄을 그어놔서 아주 거슬렸다.
도서관에서 책 빌려 보다 보면 짜증 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이딴 개념 없는 인간들이 훼손해 놓은 책 볼 때마다 진짜 화남...
자기 소장 도서도 아니면서 어떻게 그런 짓을 하는지 정말 이해가 안 간다
그딴 짓 할 거면 네 돈 주고 책 사서 그렇게 해라
책 좀 소중하게 봐줘라 제발.
그러데이션 분노하게 되네.
아무튼 왜 내 취향이 아니었냐면
내 주변에도 저런 연애를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제삼자가 보면 명확하게 어그러진 관계이고
그걸 놓는 게 현명하다는 걸 누구나 알 수 있음에도
본인이 하는 연애는 영화 속 로맨스라 생각하는지
끝끝내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사람이었다.
늘 나에게 연애상담을 했지만
도대체가 내 머리론 이해가 불가능한 행동만 하고 있었다.
내가 늘 하던 말이 " 그럴 거면 왜 사귀어? " 였으니
플로와 로제가 딱 내가 이해 못 하는 그 인간상이었다.
사실 여전히 플로보다 로제가 더 이해 안 감
그렇게 난잡하게 살 거면 연애 왜 함???
근데 내가 앞서 말한 이해할 수 없던 나의 지인들의 경우는 대개 플로였다.
그렇게 서로가 좋으면 둘이 백 년 만 년 만나면 되는데
그 관계를 놓지도 못하면서 끌려다니고
중간에는 다른 사람을 만나긴 하지만
그 망할 놈을 못 잊고 그 관계에 매여 연연하는 게
들어주는 입장인 나는...... 머릿속에 '도대체 왜?'만 가득했다.
그 당시에 어린 나는 전혀... 이해를 할 수 없었고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못하고 있다.ㅋ
아마 평생 못할 것 같다.
글은 200페이지가량
짧아서 금방 읽을 수 있다.
이해가 안 갔던 지인들의 심정을 플로를 통해 알아볼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 감정선이 온전히 와닿진 않았다.
머리론 납득이 가능해졌다 해도 마음으로 와닿지 않아서
온전하게 플로를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내가 플로처럼 그렇게 절절맬 수 있는 사람을 만나보지 못해서겠지만
이 책 글 마무리에 보충 설명 글이 있었는데
브람스에 대한 글이 이 소설보다 더 재밌었다.
작가가 브람스가 14살 연상을 좋아했던 이야길 모티브로 삼았나 보다.
시몽이 절절매는 플로가 14살 연상이니 말이다.
브람스 피아노 소나타 2번이 바로 그 브람스의 짝녀를 위한 곡이란다.
아무튼 내가 플로라면 앞 구르기 해도 뒷구르기해도 시몽이지만;
끝내 로제에게 돌아가는 플로를 언젠가 이해할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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