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 읽히고 가볍게 보기 좋은 소설
배경이 일제가 강제로 쳐들어온 시점이라
처음에 살짝 거슬렸으나 이내 유카타가 가여워졌다.
준영이 쓴 소설 속, 손
호러소설이라 재밌게 읽기도 했지만
작가의 말이 참 인상 깊었다.
적산가옥의 유령은 작가가 어린 시절 경험한 히로쓰 가옥을 모티브로 얻어서 시작됐다고 써져 있었는데,
아래 단락들이 이 소설을 참 잘 설명해주지 않았나 싶다.
'소설은 그럴듯한 거짓말을 정성 들여 지어내는 작업이다. 이야기는 책이라는 물성으로 존재함과 동시에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다. 작가는 어느 날은 신이 된 것 같다가도 어느 날은 종이와 전력만 낭비하는 쓰레기가 된 기분을 오간다. 확실한 것 없이 어떤 경계에 머문다는 점에서 폐가와 소설 사이네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산 자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유일한장르, 그들의 삶과 마무리 짓지 못한 감정은 과거로 뭉뚱그려지지 않고 현재를 침범한다. 비열하고 희미하게라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산 자가 죽은 자의 삶을 대신 이야기해 주는 것과는 다르다. 오직 호러만이 죽은 자가 죽은 입으로 자신의 소러를 낸다. 그 장르 안에서 상식은 쓸모없다. 실체 없는 유령들에게 경계란 무의미하니까'
'나는 그 지독함과 애달픔이 좋다.'
나는 어릴 때부터 꾸준히,
그리조 지금도 여전히 다양한 분야를 두루두루 본다.
새로운 장르에 대한 큰 거부감도 없거니와
늘 새로운 것 들 중에 또 내 취향이 있겠거니 그것을 찾아보려고 시도하는 편이다.
호러도 그냥 어쩌다 보니 취향이 맞는 작품을 찾아냈기 때문에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이상하게 작가의 말을 읽고 나서 한편에 뭉뚱그려져 있던 내 생각이 정리되었다.
호러에서 두드러지는 모호함
그게 내가 좋아하는 이유였나 보다. 그 애매한 경계
현실에선 옳고 그른 명확한 걸 추구하는데 반해
이상하게 소설 속에선 그 모호함을 납득할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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